남녀가 만나 부부가 되면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일까. 많은 사항들이 있겠지만 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이 2세에 대한 계획이라고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 예비 신혼부부들을 보면 웨딩플랜에는 그렇게 심혈을 기울이는 반면 정작 자신들의 아기를 계획하는 베이비플랜에는 별 관심조차 없다.

무엇을 이루려면 우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사람이 사람을 만드는 일, 즉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고, 여성의 몸에 잉태시키는 일처럼 중요한 것이 어디에 있을까. 그런데 대부분의 우리나라 신혼부부들은 이 과정의 중요성을 모른다. 임신과 출산에는 관심이 많지만 정작 중요한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찾아오는 시기를 보자. 거의 모두가 결혼후에 임신을 하여 산전클리닉을 방문하거나 아니면, 임신이 잘 안되어 불임크리닉을 찾는다. 즉 결혼전은 물론 임신전에 산부인과를 찾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므로 임신전에 중요한 상담 및 진료를 받을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것이다.

임신에 대한 계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르는 신혼부부들은 당연히 올바른 피임에도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자신들에게 발생한, 계획이 없었던 임신에 대하여 처음에 떠올리는 생각이 소파수술 즉, 인공임신중절인 것이다. 임신인줄 모르고 복용한 몇알의 감기약, 자신도 모르게 노출된 방사선, 술 및 흡연환경에 노출된 단순한 사실로 인공임신중절을 쉽게 생각하는 가임기 부부들이 참으로 많은 것이다.

결국 가임기부부들에게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현장중심적인 대책은 임신전부터 베이비플랜이 중요하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교육시키고 그 구체적인 방안들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러한 현장중심적 접근을 하면 저출산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현장중심적 접근이라는 것은 임신에서부터 출산. 그리고 출산후의 실제 상황을 고려해 보라는 의미이다.

우선 임신을 하려면 수태율을 높여야 한다. 수태율을 증가시키자면 여성은 물론 남성들의 건강이 중요하다. 수태조차 안되는 불임부부들을 줄이려면 여성은 물론 남성의 생식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임신과정과 출산이다. 여기에서도 남성이 동참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임신환경과 자연분만율을 높일 수 있다. 출산후에는 육아환경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남성들은 특히 육아환경에 동참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높다. 이러한 가정내의 비평등 육아환경에서는 여성들이 아기를 하나 더 낳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러한 수태-임신/출산-육아 환경의 연결고리마다 남성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 결국 남성들도 베이비플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