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하기 전에 아이의 말에 공감하라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감정과 생각을 인정하고 이해해주어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받아들여주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호감을 갖게 마련입니다. 이것은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사이도 많은 노력과 이해가 있어야 서로에 대한 사랑을 돈독히 해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린 자녀가 부모에게 다가오기를 바라기 보다는 어른인 부모가 먼저 자녀의 마음을 헤아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자녀가 요즘 무엇에 관심이 있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충고를 한다면 자녀 입장에서는 자기와는 관계없는 이야기, 잔소리라고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녀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는 일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짐으로써 자녀의 일상사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자녀가 좋아하는것,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친구들, 하기 싫어하는 것 등을 기본적 정보로 알고 있어야 고민이 있을 때 함께 걱정하고 도와줄 수 있는 조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자녀와 이견이나 갈등이 생겼을 때입니다. 부모입장에서는 자녀의 생각이나 감정이 옳지 않거나 지나치다 싶을지라도 자신의 어린시절을 생각하며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심정으로 대해야 합니다.

부모가 보기에 사소한 일인데 자년가 지나치게 화를 내는 경우 대개 부모들은 "못된 성격을 고쳐야 한다."며 크게 야단을 치곤 합니다. 그러나 자녀가 기분이 좋지 않거나 불평할때는 자녀의 감정을 일단 인정하고 공감하면서 자녀 스스로 감정을 가라앉힐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이 때 자녀가 선생님, 이웃, 친구, 형제 등 타인들에 대해 불평한다면 어느 한쪽을 편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자녀를 이해한다는 것은 자녀의 감정에 공감한다는 의미이지, 결코 자녀의 잘못된 행동까지 수용한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다 말하고 나면 부모가 의견을 밝힐 차례가 됩니다. 자녀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해 부모로서 느끼는 생각이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때 부모는 자신의 가치관에 맞춰 자녀를 설득하려 할 것이 아니라 자녀 스스로 자신을 발견해 나갈 수 있게 해주는 거울이 되어야 합니다. 자녀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하여 부모가 느끼는 것들을 이성적으로 전달하여 자녀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생각을 이성적으로 전달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자녀에 대해서 부모는 욕심 때문에 이성을 잃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이성적으로 전달하려면 자녀의 성격보다는 행동에 대하여 말해주고 판단하기 보다는 정보를 제공하며 충고보다는 대안이나 자유로운 제안을 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공공장소에서 질서를 무시하고 버릇없이 구는 아이에게는 "너는 왜 그렇게 이기적이고 버릇이 없니?" "집에 가서 혼날 줄 알아"라고 비난하고 겁을 주기보다는" 네가 그런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너라면 어떤 기분이 들겠니?"라고 말함으로써 자녀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고 스스로 행동을 개선해나가도록 이끌어 줍니다. 이렇게 하면 자녀는 거부감 없이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게 되고 이후 실철하는데 있어서도 성취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자녀의 이야기가 끝났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부모만 말하지 말고 대화하는 사이사이 자녀의 생각을 물어 대화에 반영해 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따뜻한 시선으로 자녀의 눈을 응시하거나 등을 쓰다듬어주고 손을 잡아주는 등의 행위로 자녀에게 공감하고 있다는 표현을 곁들인다면 자녀는 정서적으로 부모와 한결 친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대화의 목적은 부모 입장의 해결책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와의 문제는 대화로 풀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좋은 대안을 찾게 될 것입니다.

 

-[아이를 변화시키는 유태인 부모의 대화법 중에서..]/문미화 지음-